무궁화가 피었다, 산 도라지꽃, 안목항에서 (2024년 통권)

최유진2025년 11월 15일

무궁화無窮花가 피었다 햇살 고운 날 무궁화가 피었다 송이송이 새 소망을 가득 품고 화알짝 아침을 열어 놓았다 우리 겨레 천년의 염원이 부채 춤사위처럼 환하게 펼쳐 든 꽃송이를 보아라 척박한 땅에서도 피고 지고 또 피는 은근과 끈기 속에 저리도 품위品位를 잃지 않은 격조格調높은 내재內在의 아름다움을 바라보아라 꽃송이 속에 새겨진 홍단심紅丹心의 무늬는 변하지 않는 우리 민족의 애국심 바라보면 볼수록 가슴 설레는 혜안慧眼의 고운 눈빛이여...... 오늘 우리 여기에 서서 무궁화를 피우면 무궁화는 또 우리 마음을 피우리라 찬란한 새날을 활짝 열어 놓으리라. 산 도라지꽃 심산유곡深山幽谷 오솔길에서 바람소리, 산새소리에 마음을 열고 수줍은 듯 몰래몰래 피는 산 도라지꽃 함초롬 맺혀있는 꽃잎에는 별빛 무늬가 새겨져 있고 잎 새마다 이롱아롱 이슬방울은 청아하고 고운 소리로 아침을 굴린다, 꽃잎 속에서 새어 나오는 해맑은 시간 그 아름다운 시작을 위하여 산도라지는 오늘도 싱그러운 꽃을 피운다. 안목항에서 다시 찾아온 고향의 바다 아름다운 안목항 방파제에 피어오르는 해무海霧속으로 끼룩끼룩 갈매기가 날아오른다, 파도는 천년을 울부짖어도 목조차 쉬지 않았는데 언제 찾아와도 나를 반겨주는 그리운 바다는 지금도 옛날처럼 푸른 가슴을 열어 놓는다 푸른 물결 위를 걸어보고 싶고 철썩이는 물결을 만져보고 싶고 맨발로 백사장 위를 신나게 뛰어가 보고 싶고...... 조개껍질 속에 숨겨져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쏴아 쏴아 파도 소리로 쏟아져 나오는 안목항 여기에 발이 묶여떠날 수 없는 나는 안목항 파도 소리로 오래오래 남아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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